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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: 11-07-14 01:10
'北 자녀에 상속권 인정'으로 떠오른 숙제들.
 글쓴이 : 관리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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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울중앙지법은 북한에 남은 자녀들이 6·25전쟁 때 월남한 아버지의 유산(遺産)을 나눠달라고 남한의 새어머니와 이복(異腹)동생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양측은 유산을 나눠 가지라고 조정했다. 법원은 양측 합의에 따라 나눠 가질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. 조정은 양쪽이 동의하면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. 이 사건에서 북한 자녀들은 월남할 때 아버지와 함께 내려온 큰딸과 미국 선교사를 통해 소송을 진행했다. 북한 자녀들은 미국 선교사 편에 머리카락과 손톱을 잘라 남한에 보냈고, 법원은 이를 토대로 유전자 검사를 해 이들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친자임을 확인했다.

이번 조정은 북한에 자녀를 두고 월남했을 경우 북에 있는 자녀들에게도 남한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을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 첫 사례다. 6·25전쟁 때 남한으로 넘어온 북한 주민은 500여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. 이북5도위원회는 월남한 사람들과 그들의 2세·3세 등을 포함한 월남 가족들이 830만명쯤 될 것으로 보고 있다. 북한에도 월남한 사람들이 두고 온 자녀와 그들의 자녀까지 합치면 수백만명이 살고 있을 것이다. 북한 쪽 가족들이 이번 소송을 계기로 남한의 부모나 이복 자매들을 상대로 비슷한 소송을 낼 가능성이 크다. 월남한 사람의 손자·손녀가 소송을 낼 수도 있다.

우리 민법상 부모가 사망하면 그 자녀가 조부모의 재산을 대신 상속받을 수 있다. 이번 소송대로 한다면 이 규정을 북한 주민들에게 그대로 적용해야 할 것이다. 그러나 그럴 경우 소송 사태가 벌어져 혼란이 따를 수 있다.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어떤 종중(宗中)을 대상으로 자기들도 같은 종중 구성원이니 종중 재산을 나눠 달라는 소송을 낼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문제도 있다. 이 경우 북한에 있는 호적부 같은 가족 관계 서류의 정확성과 효력을 인정해야 하는지 하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.

법무부는 북한 주민들이 남한 내 재산을 상속 또는 증여받을 경우 이 재산을 남한 외의 다른 장소로 반출하려면 법무부 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, 북한 주민이나 그 친족의 생계나 질병 치료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적절한 한도 내에서 반출을 허가할 수 있게 하는 특례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. 그러나 북한 주민이 이 법에 대해 재산권 침해라며 위헌 소송을 낼 가능성도 있다. 북한 주민 상속권 소송은 분단과 이산(離散)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.